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에 관련된 것들에 대해 많은 관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100대 명산, 산악회 모임, 등산용품 등등 산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런 관심이 생기는 것조차 생소하고 낯설다. 그러다 우연히 야간에도 등산을 다닐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줄임말로 야등이라고 표현하는데 야간에 등산을 가는 것을 말한다. 한여름 낮에는 매우 덥기 때문에 낮시간을 피해 해가 저물고 난 후 등산을 가기도 하고 일몰을 보거나 높은 곳에서 야간 경치를 감상하러 야등을 가나보다.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도 하고 야간에 산 위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궁금하기도 해서 야등을 한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지난번 아차산에서부터 용마산까지의 등산코스를 다녀왔던 터라 이번에는 반대로 가보기로 했다. (잘한 선택이었음 👍)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중랑둘레길, 등산로 표지판도 나오고 우측에 보이는 계단을 이용하면 용마폭포공원으로 이어져 바로 용마산 등산코스로도 진입할 수 있다. 용마폭포공원 가는 길과 용마봉, 용마폭포, 스포츠클라이밍이 담벼락 벽화에 그림으로도 그려져 있었다. 이런 벽화를 볼 때면 동네를 상징하고 있는 것들을 표현하고 있어 더 오래 기억에 남을듯하다.
다시 찾아왔더니 익숙함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아마도 아는 길이라 생각 드니까 그런가보다. 용마폭포공원 종합안내도 옆 만개한 월계화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동안은 이름 모를 꽃이었고 보고도 못 본 것처럼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오늘은 잠시동안이라도 만개한 월계화를 바라보고 꽃의 이름도 마음안에 저장해 본다. (월계화 꽃)
평일 낮시간대에도 강아지와 산책하는 분도 계시고 클라이밍 연습을 하는 분도 계셨다. 그저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인데 그 모습들이 참 평화롭게 보인다.
아차산으로 하산하기 전까지는 화장실이 없어 용마폭포공원 화장실을 이용해 본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인공폭포는 가동하지 않았었는데 오늘도 아쉽게 인공폭포는 가동하지 않고 있었다. 인공폭포 가동 안내 시간표를 보니까 금일 인공폭포 가동시간이 끝나버렸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봐야겠다.
야간산행을 하러 왔는데 너무 일찍 와버렸다. 아직도 해는 쨍쨍하고 하늘은 파랗다. 이럴 때는 역시 독서만 한 게 없다.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자리를 잡아본다.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있었지만 천천히 용마봉 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용마봉 가는 길이 중랑둘레길로도 이어지나 보다. 여유 있게 걸으며 파란 하늘도 올려다본다. 아스팔트 길을 지나 흙길에 접어드니 이제야 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돌과 흙으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올라갔다. 산불조심이라고 크게 쓰인 현수막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불진화 장비보관함과 소화기함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 겉모습을 보니 설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것처럼 보였다. 산불진화 장비를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며 계속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다 왼쪽을 보니 서울일대의 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람도 불어줘서 계단을 오르면서 힘들었던 마음이 금세 사라졌다. 하늘을 보니 구름 사이로 해가 보였다. 올라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니 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지 알 것 같았다.
용마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 곳곳에 이정표가 잘 안내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용마산 정상(용마봉)에 도착했다. 올라가면서 주변 전경을 보고 싶어서 계속 뒤돌아보게 됐었다. 용마폭포공원에서 용마봉까지 30~40분 정도면 올라올 수 있는 거리였다. 그리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이런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아직은 해가 저물지 않아 용마봉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주변 조망을 감상했다.
야경을 🌃 생각하고 처음 야등을 해보려고 용마산에 오게 됐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일몰을 보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일출이나 일몰은 동해나 서해로 가서 봐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용마산에서 보는 일몰도 무척 아름다웠다. 가만히 서서 해넘이를 바라보는데 왠지 모를 울컥한 마음이 생겨나는 건 왜 그런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해가 온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뜻하지 않았던 자연의 선물을 받게 되어 오늘도 행복하나를 또 마음에 담아본다.
해넘이를 보고 천천히 아차산 쪽으로 이동했다. 해가 졌는데도 아직 주변은 환했다. 얼마 전에 용마산을 방문했을 때 지나쳤던 산스장을 지나 아차산 쪽으로 이동하니 점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주변이 어두워지고 나니 멀리 한강변에 불빛들이 보인다.
어두워지고 나니 주변이 온통 새까맣다. 미리 준비해 간 손전등을 🔦 켜니 불빛이 비쳐진 곳이 환하게 밝아진다.
(야등시에는 안전한 산행을 위해 손전등 꼭 챙겨가세요!)
용마산에서부터 아차산까지 등산로 코스가 잘 만들어져 있어 어두웠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이 정도면 초보등린이라도 아차산 야등은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야간산행은 처음이라서 혼자 온다는 게 망설여졌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해넘이도 보게 되고 살랑거리는 바람을 벗 삼아 걸으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새로운 도전은 두렵기도 하지만 도전해보지 않으면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것. 작은 용기가 큰 선물을 주기도 한다.
야간에 오는 산이 이렇게 시원할 줄은 몰랐다. 아직은 6월의 초순이라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그래도 낮엔 무척 더웠다. 야간에 찾은 산이 이렇게 상쾌하다니 꽃길을 걸으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매우 황홀했다.
서울에서 살면서 서울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오랜 시간 서울에 살아왔으면서도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이제야 찾아왔다는 게 조금 억울하기도 했지만 이제라도 찾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아차산에서 바라본 서울과 한강의 야경은 매우 빛나고 아름다웠다. 과거에는 서울이 정말 싫었는데 앞으로는 조금씩 좋아질지도 모르겠다. 😆
야간에 아차산을 찾아온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사람들이 왜 아차산을 찾아오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아차산의 서울의 밤은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ㅎㅎ
밤이 깊어져 이제 내려가보기로 한다. 내려가는 길 등산로에는 곳곳에 조명등이 있어 손전등 없이도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무사히 잘 내려왔다. 아차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조명등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내려올 수 있었다.
야간등산이 처음이라서 오기 전에는 살짝? 걱정이 되긴 했었는데 내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였다. 용마산 정상에서 본 해넘이도 너무 아름다웠고 아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 또한 매우 아름다웠다. 산에 오면 항상 좋은 선물을 받게 돼서 행복해진다. 오늘밤은 정말 깊게 푹 잠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럼 이만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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