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첫 주말이다. 날씨도 맑고 마음도 가벼워 여행하기에 좋은 날이었다. 기분 좋은 날 나의 강화도 여행을 시작했다. '강화도'는 서울근교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곳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이지만 서울에서는 조금 멀게 느껴진다. 아마도 '섬'(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이라서 더 멀게 생각되나 보다.
강화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광역시에 속해 있지만 바로 옆의 김포시와 가깝고 육로로는 인천이 아닌 김포를 지나야 만 강화도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4번째로 면적이 큰 섬이라고 한다.
강화도는 꼭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 중에 한 곳이었다. 강화도에 가볼 만한 곳들을 찾다가 강화도에 산성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강화선성은 동서남북 4개의 문(남문 안파루, 북문 진송루, 서문 첨화로, 동문 망한루)이 강화읍을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강화도의 첫 여행지로 '강화산성'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강화산성 첫 방문지는 서문(첨화루)이었다. 도로옆
길건너에 바로 성문이 보였다.
서문 길건너편에 강화서문 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앞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비는 받지 않았음)
큰 관광버스들도 주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길을 건너가니 편의점 옆 담벼락에 강화산성 4개의 성문과 주변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강화산성 서문안으로 들어가 보면 성문 안 위쪽에 큰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흰 수염과 흰 눈썹이 있는 것으로 보아 늙은 호랑이라고 보이지만 호랑이의 영롱한 눈빛은 호랑이의 용맹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강화산성 서문을 지키는 호랑이인가 보다.
눈 덮인 땅의 흙길이 녹으면서 땅이 질퍽해져서 오래 걷지는 못했지만 바람 없는 햇살이 따뜻해서 성곽길을 걸어보는 것도 꽤 낭만 있었다.
겨울의 낭만길 좋다.
강화산성 서문 성곽길을 걷다 보니 동락천 위에
설치된 강화석수문을 볼 수 있었다.
동락천 돌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했다.
물도 깨끗하고 맑아 보였다.
동락천 돌다리를 건너면 강화석수문옆에 강화공설운동장과 강화문예회관이 있다. 강화문예회관에는 강화 작은 영화관이 있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강화에 있는 유일한 극장이란다.
가격도 대형 영화관에 비해 반값 정도로 저렴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었다.
강화산성 서문을 뒤로하고 북문으로 향했다. 북문으로 가는 길에 용흥궁공원과 고려궁지를 지나갔다. 북문을 방문한 후 고려궁지와 용흥궁공원을 방문하면 될 것 같다.
강화산성 북문으로 나가보니 산책길로 연결되어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천천히 걸어보고 싶었지만 다음 여정에 대한 생각으로 북문은 다음기회에 다시 오기로 하며 마음 안에 남기고 간다.
북문 성곽길을 올라갈 수 있도록 돌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산책 겸 운동하기에 좋을듯하다.
북문 입구 앞에 화장실은 있었지만 따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빈 공간을 활용해서 주차해야 한다.
강화산성 북문을 뒤로하고 오는 길에 봐두었던 '고려궁지'에 갔다. 북문과는 차로 불과 5분남짓 거리에 있다.
고려궁지 관리사무소 건너편에 조그마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요금은 따로 받지 않는 듯했다.
고려궁지 입장도 무료라고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었다.
매표소 앞에 고려궁지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어서 고려궁지를 관람하며 내용을 읽어보면 고려궁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듯하다.
관리사무소 옆에 문화관광해설안내소가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해설 중이라는 안내문구가 적혀있는 걸 보니 다른 방문객들에게 해설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유서 깊은 역사유적지나 유명관광명소에는 문화관광해설을 신청할 수 있는 곳들이 제법 많았다. 개인적으로 역사문화유적에 관심이 많아서 문화관광해설을 신청해서 듣곤 했는데 만족도가 상당히 좋았다.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가 훨씬 쉬워지며 그 지역의 향토문화와 역사적 배경까지 알 수 있는 건 덤이었다. 대부분의 해설사님들이 그 지역에 오래 거주하신 분들이라서 각 지역의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을 곁들이며 알려주신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문화관광해설을 신청해서 들어보는 걸 권유하고 싶다.
아쉽지만 고려궁지 문화해설은 듣지 못했다.
요즘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한창 방영 중인데 고려의 역사와 관련이 깊은 '고려궁지'를 방문하게 됐다. 우리 민족의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면 수많은 침략을 겪어냈다. 마음 아픈 역사적 사실들이 정말 많아 슬프다.
고려궁지 안으로 들어가 강화유수부 동헌을 보니 조선시대의 관리들의 형상을 볼 수 있었다. 과거의 모습을 재현해 놓아 잠시나마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조선시대 왕실 관련서적을 보관해 두었던 외규장각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1866년(고종 3)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를 습격하면서 많은 도서를 약탈당하고 불에 타 없어졌다고 한다.
도서의 사이즈가 매우 컸다.
고려궁지 안에 있는 강화동종은 복제품이라고 한다. 원래의 종은 강화역사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고려궁지 안은 천천히 둘러봐도 1시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였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고려궁지를 나와 용흥궁공원에 갔다. 고려궁지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다.
강화도의 강화산성 공영주차장과 용흥궁공원 공영주차장은 주말과 공휴일 및 야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용흥궁공원을 둘러보다 보니 문화관광해설 안내소를 발견했다. 시간을 보니 문화관광해설신청이 가능한 시간이어서 문화관광해설사님께 해설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해설신청은 오후 4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조선시대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거처했던 곳이 용흥궁이라고 한다. 문화관광해설사님께서 조선시대 왕의 계보와 조선시대 강화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열정적인 설명에 감탄해하면서 들었다. 철종(이원범)이 강화도에서 평범한 삶을 살다가 조선시대 왕이 된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다.
한 번쯤은 들어보았던 강화도령이 철종의 별명이었다고 한다. 왕이 되기 전까지 강화도에서 나무꾼으로 농사짓고 살았다고 한다. 강화도령시절 하층민이었던 양순이라는 여인을 사랑하였으나 철종이 왕이 되어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 한다. 철종은 양순을 평생 그리워하였다고 전해지니 철종의 사랑이 애절하다.
문화관광해설사님께서 철종의 어진과 강화도행렬도 를 보여주셨다. 사진까지 보여주시며 설명을 해주셔서
오래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용흥궁 내부는 그리 크지 않았다. 집안을 들여다보면 과거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용흥궁을 돌아보고 강화산성 동문(망한루)으로 가려고 했었는데 문화관광해설사님께서 나를 다른 곳으로 안내하셨다.
용흥궁공원 바로 옆에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 있었다.
기와지붕을 보고 성당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문화관광해설사님께서 용흥궁에 이어 강화성당까지 안내해 주시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특이한 점은 중층 구조로 전체적은 건물양식은 한국전통양식을 따르고 있으나 배치와 내부구조는 서양식 바실리카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성당 입구로 들어가 보니 십자가 모양과 아기예수의 탄생을 재현해 놓은 모형물들을 보니 이곳이 성당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성당 내부 입구로 들어서니 기도내용을 적어놓을 수 있도록 노트와 주보, 성공회 신문등이 비치되어 있었고 내부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강화선교 130주년 성당축성 123주년 추수 감사 성찬례라고 적힌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재도 주일에 미사를 하는 성당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성당 내부는 100년이 넘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실내는 외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실내의 물건들은 낡고 오래된 물건들이었지만 촌스럽지 않고 오래된 멋이 풍겼다.
문화관광해설사님의 말씀으로는 성당을 지을 때 나무가 없어서 백두산에서 나무를 가져와 성당의 내부 목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과거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빛바랜 사진너머로 과거의 강화성당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실내 안쪽 양쪽에 낡고 오래된 유니언잭 모양의 문이 있었다. 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섞어놓은 모습이다.
강화성당 내부를 모두 둘러보고 난 후 문화관광해설사님이 해설을 모두 마치셨다.
열정적으로 해설을 해주신 문화관광해설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기와지붕 위에 십자가가 있다.
강화성당을 나와 강화산성 동문으로 향했다.
강화성당에서 강화산성 동문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어서 그리 멀지 않았다.
강화산성 동문 앞에 주차장이 있었고 주차요금은 따로 받지 않는 듯했다.
강화산성 동문 입구로 들어서니 천장 윗부분에 커다란 용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2024년이 갑진년 푸른 용의 해라는데 신기하게도 푸른 용의 그림이었다.
강화산성 서문은 호랑이 그림이 있고 동문에는 용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강화산성 북문과 남문은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
강화산성 동문은 성문 외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있지 않았다. 강화산성 서문을 시작으로 북문, 동문까지 방문했으니 이제 남은 곳은 강화산성 남문 한 곳이었다. 동문을 뒤로 한채 강화산성 남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강화산성 서문을 시작으로 북문, 고려궁지, 용흥궁공원,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동문을 거쳐 강화산성 남문까지 왔다.
강화산성 남문도 동문과 마찬가지로 성문 외에 볼거리가 딱히 있지는 않았다.
남문 옆에 강화산성 남문 공영주차장이 있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무료로 운영된다.
오늘 오후 내내 걷고 또 걸으며 강화산성 4개의 성문과 고려궁지, 용흥궁, 강화성당에 방문하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화도를 다니며 조금은 강화도와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화도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곳곳에 나의 마음의 흔적들을 남겨 놓았다.
낯선 곳을 여행하다 보면 점점 친숙해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마도 나의 여행이 꽤 좋았다는 만족감이 생길 때인 것 같다.
강화도에 가보고 싶은 곳이 아직 많이 남아서 더 기대가 된다.
오늘하루 나의 여행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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