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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이야기

나의 템플스테이 여행 - 충북 영동 반야사 템플스테이 / 백화산 둘레길 산책

by 행복한바다거북이 2024. 2. 18.

 

충북 영동 반야사

2024년 1월 23일 이번 겨울 중 가장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다. 잠시 밖에 나가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추워서 몸이 움츠러든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시간이 생겨 이번 연도 처음으로 템플스테이 여행을 가게 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에서 쉴까도 잠시 생각해 봤지만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하게 의미 없는 시간만 보낼 것 같아서 떠나기로 결정했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매우 잘한 결정이라고 나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충청북도는 그동안 가본 여행지가 별로 없었다. 더군다나 충북 영동은 이름조차 생소하고 낯선 도시다.
그래서 더 설레고 기대가 됐다.

충북 영동군

날씨는 너무 추웠지만 하늘은 맑고 투명했다. 시골길로 접어드니 여행의 시작이 실감이 됐다.

충북 영동 도로 옆 벽화
충북 영동 도로 옆 벽화
충북 영동 도로 옆 벽화
충북 영동 도로 옆 벽화

시골길을 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옆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니 농촌마을의 정겨움이 묻어났다. 마을 전경이 한 편의 그림책 같다. 처음 방문한 영동이지만 여행의 첫 느낌이 좋았다.

충북 영동 반야사 가는길
충북 영동 반야사 가는길

날씨도 춥고 시골 농촌마을이라 그런지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위 표지판에 반야사 템플스테이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 무척 반가웠다.

충북 영동 반야사 가는길
반야사 일주문

포장도로를 지나 비포장도로로 들어서 조금 더 들어갔더니 멀리 일주문이 보였다. 이제 반야사에 들어서나 보다.

충북 영동 반야사

반야사에 도착했다. 절 들어가는 입구 앞 공터에 주차할 수 있도록 여유로운 공간이 있었다. 주차장과 템플스테이 숙소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좋았다.

중화당(종무소) - 템플스테이 사무국
템플스테이 사무국
반야사 안내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중화당(종무소)에 찾아갔다.
반야사 들어가는 입구 오른쪽에 중화당(종무소)이 있고 중화당 건물 바로 앞에 반야사 안내도가 있어서 찾아가기 쉬웠다.
템플스테이로 찾아왔다고 하니 젊고 잘 생기신 스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템플스테이 일정은 방사 배정 후 템플스테이 오신 분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시는데
오늘은 템플스테이 방문자가 나 혼자뿐이라고 하시면서 1:1로 오리엔테이션을 바로 진행해 주셨다.

반야사 안내 리플렛
반야사 안내 리플렛

반야사 내부 및 외부 시설들과 주변 가볼 만한 곳 등 리플릿 지도를 보여주시면서 볼펜으로 체크까지 해주시면서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템플스테이 숙소 가는길
백화료 (템플스테이 숙소)
백화료 (템플스테이 숙소)
백화료 (템플스테이 숙소 내부)
반야사 템플복
반야사 템플스테이 안내

스님의 친절한 설명(오리엔테이션)을 듣고 템플스테이 숙소를 안내받았다. 템플스테이 숙소는 넓고 깔끔했다. 스님께서 보일러를 미리 돌려놓으신 덕분에 방안에 훈기가 있었고 따뜻했다.
보통 템플스테이 휴식형을 신청하면 공양시간 외 다른 일정들은 모두 자율이라서 편하게 머물 수 있는 편이다. 반야사는 템플스테이 숙소 내부에 적혀 있는 글을 보고 재밌어서 웃음 나왔다.

  • 반야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
  • 사유 없음.
  • 자의식 없음.
  • 그리고 푸시 알람 없음.
  • 오롯이 멍!

힘들고 지쳤었던 일상을 내려놓고 반야사에서 만큼은 쉼의 재충전을 하라는 의미인가 싶어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백화료 앞 평상 (석천)

템플스테이 숙소를 나와 오른편을 보면 석천이 흐르고
석천 건너편으로는 백화산이 보인다.

문수전 가는길

간단히 짐을 내려놓고 템플복으로 환복 후 오리엔테이션 때 스님께서 알려주셨던 '문수전'을 방문해 보고자 길을 나섰다.

문수전 가는길
문수전 가는길
문수전 가는길에 바라본 반야사

산골의 외진 곳이라 내렸던 눈이 곳곳에 남아 있었지만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기 괜찮았다.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매우 추웠지만 겨울의 낭만이라고 해야 하나 코끝에서 전해지는 한기와 아직 녹지 않고 쌓여있는 눈을 밟는 느낌이 좋았다.

문수전 가는길
문수전 가는길에 바라본 석천
반야사 (문수전)
반야사 (문수전 내부)

반야사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올라가니 문수전에 도착했다. 산중턱에 있어 크기는 작았지만 주변경관이 매우 빼어나 올라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야사 문수전에서 바라본 전경
문수전 내려오는 길
석천
석천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는 석천을 얼게 만들었지만 흐르는 물까지는 얼게 하지는 못했나 보다.

석천
문수전 가는길
문수전 가는길 안내표지판

문수전에서 내려왔더니 템플스테이 숙소 옆 아랫길로 도착했다. 문수전 가는 길은 두 곳이라서 어느 곳으로 가도 상관없다. 반야라는 말이 귀에 익숙하고 평소에 종종 들어본 듯해서 그 뜻이 궁금했었는데 반야사의 반야는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또한 문수보살은 불교에서 많은 복덕과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라고 한다.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 (보물 제1371호)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 (보물 제1371호)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 (보물 제1371호)

문수전에 다녀온 후 저녁공양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반야사 곳곳을 둘러보았다.
한눈에 봐도 무척 오래돼 보이는 탑이 있었는데 보물 제1371호 지정된 반야사 삼층석탑이란다.

반야사 - 범종각
반야사 배롱나무(보호수)

배롱나무라고 해서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는데 나중에 문화해설사님의 설명으로 배롱나무가 백일홍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500년의 세월의 무게를 지고 살아 있다니 정말 놀랍기만 하다. (살아있는 역사의 증거물 같다.)

심검당(숙소)에서 바라본 반야사 호랑이 형상
반야사호랑이는 1000년 정도의 풍화작용으로 인해 파쇄석들이 흘러내려 사찰 옆 산기슭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랑이 형상입니다.
-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참조 -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반야사)
https://www.templestay.com/temple_info.asp?t_id=bys4199

템플스테이 | 나를 위한 행복 여행

주소 :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반야사) 전화 : 010-5330-7722 반야사 신라 문무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720년(성덕왕 19) 의상(義湘)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

www.templestay.com

심검당에서 백화산쪽을 바라보면 백화산 호랑이 형상을 볼 수 있다.

반야몰(Gallery&Cafe)
반야몰(Gallery&Cafe)

반야사 입구 쪽에 석천 앞을 바라보는 반야몰이라는 카페가 있다.

반야사 - 공양간
반야사 - 공양간
저녁공양

어느덧 저녁공양 시간이 다됐다. (17:30) 보통 사찰에서는 저녁공양시간이 빠른 편이다.
공양은 자율배식으로 먹을 수 있는 만큼 덜어서 먹고 부족하면 더 먹어도 괜찮다. (남기지만 않으면 된다.) 날씨가 추운 평일이라서 그런지 템플스테이 방문객도 나 혼자뿐이었고 외부에서 오신 손님들도 없었다. 공양주보살님께서 감사하게도 큼지막한 김치부침개를 부쳐 주셨다. 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다. (공양주보살님의 정성이 느껴진다.) 김치부침개도 바삭하게 구워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 먹은 후 자신이 먹은 식기는 직접 세척하면 된다.

반야사 - 대웅전
저녁예불
예경문 - 반야사 템플스테이

저녁공양 후 저녁예불에 참여하였다. 템플스테이 자율형은 예불참석도 자율이라서 참석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된다. 원래 예불을 드리는 스님은 따로 계시는데 오늘은 다른 일 때문에 안 계신다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주셨던 스님께서 저녁예불을 함께 해주셨다. 불자가 아닌 나로서는 예불이 조금 낯설었는데 스님께서 편안히 대해 주셔서 좋았다. 평소 불교에 대해서 궁금해했었던 나의 질문에 대해서도 친절하고 상세히 답변해 주셔서 스님께
정말 감사한마음이었다.
반야사 템플스테이 첫날밤 따뜻하고 편안히 잘 잤다.


반야사
반야사
반야사 - 석천
반야사
반야사 호랑이 형상
아침공양


이튿날 아침 눈을 떠 밖을 보니 눈이 내려 반야사를 하얗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평소 도심에서 눈 내리는 걸 보면 교통체증과 눈으로 인해 더러워질 골목길부터 생각나는데 이렇게 마음 편히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산사의 눈 내리는 겨울아침풍경이 이렇게 가슴 벅찬 일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 어제 보았던 반야사 호랑이 형상이 백화산에 덮인 눈으로 인해 더욱 선명하게 잘 보였다.
간단히 아침공양을 하고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다.

반야사 석천
반야사 석천
반야사 돌다리

어제 스님께서 오리엔테이션 때 말씀해 주셨던 길로 포행을 나갔다. 오늘도 어제만큼이나 강력한 한파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이번겨울이 지나가면 한동안 또 느껴볼 수 없는 추위라고 생각하니 겨울의 추위 또한 마음속에 넣어놓고 싶었다.

반야사 돌다리
반야사 돌다리
석천
돌탑
반야사 포행길
반야사 포행길

돌다리를 건너 눈 덮인 산책로를 걸어갔더니 울창한 대나무숲이 나왔다. 자연과 마주하며 나 홀로 걷는 산책의 시간에 마음 안에 행복이 차오른다.

반야사 포행길
소나무 (보호수)
관음상
육각전
반야사 포행길

눈 덮힌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관음상육각전이 나왔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길을 처음 밟아 본다.

백화산
백화산
백화산

자연의 물소리가 청정하게 울린다. 눈이 쌓여도 바람이 불어도 흐르는 물은 막지 못한다.

백화산 등산로&백화산 둘레길
백화산 등산로 이정표

관음상을 지나 조금 걷다 보니 백화산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백화산 등반을 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추운 날씨와 시간상의 이유로 안될 것 같아 백화산 등반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백화산 편백나무 숲
백화산 편백나무 숲
백화산 편백나무 숲

겨울산 숲길을 걸어본 기억은 기억나지 않는다.
눈 내린 겨울산의 흙을 밟는 기분이 자연이 나를 품어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혼자 자연의 숲길을 걷는 이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백화산 전망대 전경
백화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반야사

편백나무 숲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왔다. 산구비 너머로 흐르는 석천과 멀리 보이는 반야사의 모습이 절경이다.

백화산 편백나무 숲
반야사 돌다리
반야사 돌다리에서 바라본 호랑이 형상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바람이 점점 세게 불어 코끝과 손발의 감각이 점점 무뎌져 결국 내려왔다.
다음에 다른 계절 때 꼭 다시 찾아와 보고 싶은 백화산이었다. 나중에 찾아오면 백화산 등반도 하고 백화산 둘레길도 천천히 걸어 보리라.
나의 대부분의 여행은 항상 아쉬움을 남겨둔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찾아올 이유가 생기니까.

템플스테이 숙소 정리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자연 안에서 편안하고 따뜻하게 잘 머물다 간다. 템플스테이 방사는 깔끔하게 정리완료.

점심공양

떠날 채비를 마치고 점심공양을 하러 갔다.
1박 2일 동안 삼시세끼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해주신 공양주보살님께 감사드립니다.

반야사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충북 영동여행이야기 팜플렛

반야사를 떠나려던 찰나에 주차장 앞에 자그마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을 보게 되었다.
기와 처마 끝에 대롱대롱 달려 있는 고드름이 눈에 띄며 반가움을 안겨줬다. 얼마 만에 보는 고드름인지 모르겠다.
혹시 계시나 해서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에 방문했더니 점심식사 후 쉬고 계셨던 모양이다. 괜히 내가 쉬고 계시는데 방해를 한건 아닌지 생각하는 찰나 반갑게 들어오라면 인사를 해주셨다.
이후 문화관광해설사님의 명강연을 1:1로 들을 수 있었다.
1박 2일의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내서 2024년 1월의 여행을 오래 기억해 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