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파랗게 물들었던 날. 날씨 좋다는 핑계 삼아 어디를 가볼까 생각하던 중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바로 '의릉'이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기도 했고 전부터 꼭 한 번 가보고자 했는데 오늘이 그날인가 보다. 가을 향기를 맡으며 의릉으로 출발했다.
의릉
https://m.place.naver.com/place/12285384/home?entry=pll
'세계유산 조선왕릉 서울 의릉'에 도착. 집에서부터 걸어서 약 1시간쯤 소요됐다. 대중교통으로는 가장 가까운 역이 돌곶이역(6호선)이 있었고, 버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정류장이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었다.
의릉에는 관람객 전용 주차장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차를 가지고 와도 주차가 가능했다. (주차비 무료!)
의릉 매표소에 도착! 의릉 매표소 왼쪽에 '의릉 역사문화관'이라고 쓰여있는 건물이 있어서 역사문화관? 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의릉 매표소 직원분께 여쭤봤다. 직원분께서 의릉 역사문화관 안에 직원분께서 계신다고 하며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고 하시며 의릉 역사문화관을 먼저 관람하고 의릉을 보는 걸 추천해 주셨다. (친절하신 말씀 감사합니다. 😄)
의릉 역사문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데스크에 직원분은 부재중이셨다. 안내책자가 비치되어 있어서 의릉 안내책자를 하나 챙겼다. 이따 의릉 안에 들어갈 때 보면 되겠다.
세계유산 조선왕릉은 조선의 왕과 왕비, 대한제국의 황제와 황후 73명의 무덤을 통틀어 일컫는다고 한다.
500년 넘게 이어온 왕조의 왕과 왕비의 능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한다.
2009년에 북한에 있는 2기를 제외하고 40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
조선왕릉은 총 42기가 조성되었으며 우리나라에 40기, 북한에 2기가 있다고 한다.
조선왕릉은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단릉, 합장릉, 쌍릉, 삼연릉, 동원상하릉, 동원이강릉) 그중 오늘 방문한 '서울 의릉은 동원이강릉'이었다.
왕릉을 보면 석물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의릉에는 문석인(왕을 보좌), 무석인(왕을 호위), 석마(문석인과 무석인의 뒤를 따르는), 석양(나쁜 기운으로부터 봉분을 지키는), 석호(나쁜 기운으로부터 봉분을 지키는)의 석물들이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저마다의 석물들은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왕릉을 지키고 있었다.
선의왕후의 능을 지키는 석호(호랑이 모양 석물)의 모형이 있었는데 동그란 눈모양이 호랑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고 귀여운 고양이처럼 보였다. 😻 🤭
의릉 역사문화관을 둘러보고 나와서 매표소에 가서 관람권을 구매했다. 관람료는 대인 - 1,000원, 소인 - 500원이었는데 지역주민 할인을 받아 500원에 구입했다. 😉 (성북구 주민임!)
의릉에서도 해설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해설은 주말에만 가능했다. 토요일(3월~12월)은 오전 10시, 오후 2시에 해설이 있었고 일요일(3월~6월, 9월~11월)에는 오후 2시에만 해설이 운영되고 있었다. 내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서 아쉽지만 해설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의릉 안으로 들어가 금천교를 건너니 홍살문이 보였다.
'홍살문'은 붉은색은 악귀를 물리치고, 화살은 나쁜 액운을 화살 또는 삼지창으로 공격한다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 출처 두산백과 두피디아 -
홍살문을 통과하면 바로 '향로와 어로'라는 돌로 만든 길이 나온다. 향로는 제향시 향과 축문을 들고 가는 길이고, 어로는 제향을 드리러 온 왕이 걷는 길이라고 한다. 관람객들은 어로로 걸어가야 한다.
어로를 통해 걸어 들어가면 ‘丁’ 자형의 '정자각'이 나온다. 정자각은 능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중심 건물로 그 모양이 ‘丁’ 자와 같아 '정자각(丁字閣)’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정자각 내부에는 상이 놓여 있었고 '제수진설도'(제사를 지낼 때 제사음식의 배열 위치를 그린 그림)와 '기신제'(제사를 지내는 모습의 그림)가 있었다. 정자각 옆에는 '비각'이 있었는데 비각 안 비석에는 비문이 적혀있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의릉 비문 - 조선국 경종대왕 의릉 선의왕후 부...)
세계유산 서울의릉 안에는 소나무 숲과 천장산으로 이어지는 탐방로가 있었다. 청명한 가을날씨에 숲길을 산책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
세계유산 서울의릉 - 천장산 탐방로 이용 안내
▪️기간 : 월요일 제외 연중 개방
▪️시간 : 한 바퀴 도는데 약 1시간 걸림
▪️정문 닫는 시간
02월 ~ 05월 : 6시, 06 ~ 08월 : 6시 30분
09월 ~ 10월 : 6시, 11 ~ 12월, 1월 : 5시 30분
천장산 탐방로 문 닫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탐방로로 이어지는 숲길은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산책하기 좋은 코스였다.
탐방로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펜스가 쳐져 있고 길이 막혀있다. 막힌 펜스 오른쪽에는 천장산하늘길이다. 평소 천장산하늘길 산책을 자주 하는데 오늘은 펜스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의릉에서 천장산 산책길에 올랐다. 따스한 햇살에 잠시 몸을 맡겨본다.
천장산 숲길을 한 바퀴 산책하고 왕릉 뒤편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갔더니 '서울 의릉 구 중앙정보부' 강당에 도착했다. 약간 독특한 모양의 오래된 건물 두 채가 서로 연결되어 있었고 건물내부는 개방하지 않아 실내는 들어가 볼 수 없었다. 1972년 7월 4일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한 역사성 있는 건물로 인정되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7.4 남북공동성명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한다.
셋째,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아직까지도 분단의 현실에 놓인 벽 앞에서 오래전 남과 북의 합의에 따른 7.4 남북공동성명의 내용이 과거보다 퇴보하고 있는 남과 북의 현재의 모습보다 나은 것 같아서 마음 한편이 애달프다.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단결은 언제쯤이나 이루어질 수 있는 걸까...
한반도의 역사에서 조선은 수많은 유산을 남겨준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것들이 다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 민족의 역사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는 '의릉 역사문화관'과 '세계유산 서울의릉' 방문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역사적 사실을 안다는 건 과거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보고 미래를 그려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의릉 안에 천장산 숲길을 탐방할 수 있는 산책로도 있어서 산책을 좋아하는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현장역사체험학습으로 찾아와도 좋고,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천장산 탐방로 산책을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왕릉을 찾아가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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