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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작은수첩 📓

'서울의 봄' 먹먹하고 슬프다.

by 행복한바다거북이 2024. 1. 21.

CGV 청주 성안길

1월 20일 토요일 오후,  24 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인 '대한'이었다. 겨울의 큰 추위라는데 내가 있는 여기 이곳은(청주) 춥지 않은 날씨에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도 일하지만 그나마 토요일은 주말이고 일요일 하루는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볍다.
지난 연말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한 편'이 있었는데 이래저래 계속 미뤄오다 오늘에서야 볼 결심을 했다.
얼마 전에 CGV 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했던 게 있었는데 이제야 쓰게 됐다. 요즘 영화 티켓 가격이 가볍게 영화 한 편 볼 정도의 금액은 아닐 정도로 비싸게 느껴진다.
영화 티켓 가격이 할인 없이 제 값을 내고 보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CGV 청주 성안길 지하주차장
CGV 청주 성안길 주차장 이용안내

청주 방문은 처음이라서 조금 낯설기는 했지만 한국의  큰 도시들은 대부분 비슷한 모습이다. 내가 청주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건 도로의 표지판과 길가의 가게들의 간판들을 볼 때였다. 비수도권 도시중 일반시 기준으로 인구가 가장 많고 대한민국에서 14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란다. 충청북도에서 가장 큰 도시에 온 것이다.
큰 도시답게 극장도 꽤 많았다. 내가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의 CGV 극장도 몇 곳 있었지만 상영시간과 관람석(리클라이너) 좌석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CGV청주성안길로 예매를 했다.
CGV 청주 성안길 위치가 청주시내 한복판에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청주시의 가장 번화한 곳인가?
토요일 저녁시간인데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은 많지 않았다. 주차요금은 영화관람 티켓을 매표소에 보여주고 차량번호를 등록하면 입차시간 기준 3시간까지 무료라고 한다. 청주시 CGV극장은 대부분 비슷한가 보다.

CGV 청주 성안길 내부
CGV 청주 성안길 내부

오랜만에 극장에 와본다. 지난번에 극장에 언제 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언제였더라?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를 하고 발권을 했다. 요즘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게 키오스크인데 번번이 이용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제 점점 늙어감의 증거인가?
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어느 지점 중간에 머무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도 아직 매표소는 남아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분명 있을 테니까 말이다. 발권된 티켓을 가지고 주차할인 등록을 했다.

예전엔 영화관에 오면 팝콘과 음료를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영화관에서 누릴 수 있는 먹는 즐거움이랄까 근데 영화를 주로 혼자 관람하고부터는 간식거리를 먹지 않게 됐다. 혼자 먹기에는 팝콘의 양도 많고 가격도 많이 올라서 팝콘과 음료를 사면 거의 한 끼 밥값정도나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안 먹게 된 계기는 영화관람에 방해가 됐다. 영화에 조금 더 집중하려면 안 먹고 영화를 관람하는 게 만족감이 컸다.
그래도 가끔은 영화관에서 먹는 간식이 맛있긴 하다.

토요일 저녁시간인데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다.
영화시작 5분 전 미리 좌석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리클라이너 좌석이라서 좌석수가 많지 않나 보다.

CGV 리클라이너 좌석
CGV 리클라이너 좌석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니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리클라이너 좌석은 처음이용해 보는데 사장님 소파에 앉은 느낌이 난다. 앞뒤 좌우 좌석에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다리도 펼 수 있어서 편안하게 영화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스크린 크기도 나름 작지 않았고 의자가 편해서 반쯤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편했다.
리클라이너 좌석 등받이, 발받침 각도 조절기는 좌석 오른쪽 아랫부분에 위치하고 있었다.


광고가 끝나고  불이 꺼진다. 영화의 시작이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스크린으로 눈이 쏠린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영화 안에 머무르게 하는 힘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수준급을 넘어 명품이었고 명장면들의 대사와 배우들의 눈빛들은 나의 뇌리의 기억에 그대로 저장되어 버렸다. 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미 지나가버린 역사의 현실이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이 아닌 영화 속 인물들의 마음과 이미 하나가 되어버린 듯했다. 가슴이 먹먹해지며 슬픔이 차오른다.
스크린밖의 관객인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영화를 보면서 참담한 마음이 가눌 길 없다.
영화가 끝나고도 영화의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밖은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고 밤은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었다. 이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깊어가는 1월의 겨울밤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고 서울로 올라간다. 자연의 계절은 겨울을 지나 마땅히 봄이 오기 마련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은 봄이 오긴 했나 잘 모르겠다. 역사는 반복한다는데 대한민국에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