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날씨를 만끽하기 좋은 날. 밖에 나갈 핑계를 만들기 위해 얼마 전에 개봉한(2024.10.16) '보통의 가족' 영화를 예매했었다. 산책하며 걷기 좋은 코스로 좋아하는 극장은 롯데시네마 청량리인데 내가 원하는 시간에는 보통의 가족이 상영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롯데시네마 중랑으로 예매했다. 롯데시네마 중랑은 리클라이너관도 있었는데 리클라이너관도 내가 원하는 시간에는 보통의 가족이 상영하지 않았다. 😭
아쉽지만 리클라이너관은 다음에 이용해야겠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 걷기 좋은 날이었다. 이런 날은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하루다. 돌곶이 역을 지나가는 길에 '돌곶이 유래'도 읽어보고 길가에 놓인 컵 모양 쓰레기통도 보고 곱게 피어난 꽃들에게도 눈인사를 건네본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못 봤던 것들이 걷다 보니 눈에 들어온다. 길가에 있는 나무의 낙엽들이🍃 🍂 초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해간다.
차를 타고 가는 속도만큼 매일 빠르게 바쁘게만 지내면서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일상들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야 이제야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사소한 것들이지만 이런 소소 함들이 삶의 활력을 넣어준다.
성북구를 지나 중랑구로 넘어왔다. 노원수변공원 묵동천 돌다리를 건너오니 화사한 장미들이 반겨준다.
매년 5월경 중랑장미공원과 겸재체육공원 일대에서 '중랑 서울장미축제🌹' 행사가 열린다. 지난 5월 행사 때 꼭 방문해보고 싶었는데 개인적인 일정들이 겹쳐 시간을 내지 못했었다. 내년 5월을 기약하며...
롯데시네마 중랑 도착! 대중교통으로는 태릉입구역 (7호선, 6호선) 8번 출구에서 약 288m, 도보로 약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롯데시네마 중랑은 건물전체를 사용하고 있고 1층에 PAUSE라는 커피숍이 있다.
건물 입구로 들어가면 정면으로 매표소가 보이고 1층 가운데 음료 및 간식등을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주문은 거의 키오스크가 담당하고 있다. 왼쪽으로는 PAUSE 카페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려있다. 키오스크에서 영화티켓을 🎟 출력하려고 했더니 키오스크에서는 온라인티켓만 지원하고 있었다. 결국 매표소(매점)로 가서 직원분께 티켓을 받았다.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상영관 층수와 상영시간까지 색연필로 체크해 주셨다. 키오스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성이다. 상영관 입구도 자율입장이라서 그대로 통과 좌석위치를 확인하고 3관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 낮시간대라서 관람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보통의 가족' 영화는 괜찮게 봤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의 선택에 맡기도록 하는 결말이라고나 할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인으로 공감하고 또 고민하면서 집중하며 봤다. 인간 내면 안에 있는 감정의 실체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사람의 감정은 참 난해하다.
롯데시네마 중랑에서 태릉입구역 8번 출구 방향으로 도보로 약 3분만 걸어가면 중랑장미공원 입구가 나온다. 롯데시네마 중랑으로 영화를 보러 간 가장 큰 이유가 영화관람 후 중랑장미공원에서 산책하며 걷기 위해서였다. '중랑장미공원 이야기'를 읽어보니 중랑천 범람을 막기 위해 축조되었던 제방이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으로 지금의 사랑받는 중랑장미공원의 모습으로 변화된 것이었다. 사진을 보니 중랑천의 변화된 과정이 나와있었다.
10월의 날씨에도 곳곳에 장미꽃들이 피어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미의 색은 빨간색이지만 장미도 색상별로 여러 품종들이 있는 듯 보였다.
10월은 날씨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중랑장미공원 입구 안으로 들어와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중랑천과 연결되어 있다. 떠들썩한 음악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보니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 을 하고 있었다.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산책하는 사람들에게는 방해가 되는 듯싶었지만 어르신분들은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중랑장미공원 제방 위로 올라왔더니 '장미전망대'가 있었다. 장미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주변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높은 곳에서 보니 잘 가꿔진 장미화단을 보는 것 같았다. 장미전망대 안 벽면에 아까 궁금했었던 장미의 색상에 대한 품종들의 설명이 적혀 있었다.
(화이트 모스닥, 레이디 엠마, 블루 리버, 스칼렛 메이딜란드, 골드 파사데, 벨베데레) 장미꽃 이름이 꽃이름답게 모두 다 이쁘다. ㅎㅎ
중랑장미공원 안에 있는 화장실 옆을 지나는데 화장실 벽면에 화려한 장미를 수놓은 듯 보이는 장미장식이 있었다. 장미장식 앞에는 벤치가 놓여 있었고 화장실 모서리 한쪽에는 반려견대기소와 반려견 배변봉투함이 준비되어 있었다. 요새는 공원이나 하천 등 어디를 가나 반려인들이 많이 보이는데 반려인과 반려견에 대한 배려가 잘 되어 있었다. (사람을 위한, 동물을 위한, 환경을 위한 자연보호 엄지 척 👍)
중랑장미공원 안에 '장미정원 Cafe'도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고 공원 산책하며 차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아 보였다. 공원 내에 잘 꾸며진 화단과 조형물을 보는 재미에 산책길이 심심하지 않았다. 😁
중랑장미공원 장미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긴 장미터널이라고 한다. 지난 5월 장미축제 행사 때 왔다면 장미꽃이 만발한 장미터널을 걸어봤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내년에도 기회가 있으니까 내년 5월에는 꼭 와봐야겠다. 😁
산책하며 걷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
자연친화적인 공원이 있어야 환경보호도 되고 사람들이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며 공원에서 쉼의 시간을 갖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심에 있는 공원은 자연과 사람에게 꼭 있어야 할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미터널을 지날 때 옆을 보니 컨테이너를 예쁘게 개조해 놓은 '장미 작은 도서관'이 보였다.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 '장미 작은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고 아담한 예쁜 도서관이었다.
중랑장미공원 제방 아래 커다란 감나무 두 그루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가을이 맺어주는 풍성한 결실을 바라보는 마음이 흐뭇해진다. 🍊 😄
중랑장미공원에서 중랑천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고 중랑천을 건너 반대편으로도 갈 수 있었다.
이화교를 건너왔더니 동대문구 이문동으로 넘어왔다.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중화동과 이문동이 마주 보고 있다. 컨테이너를 노란색으로 칠해 꾸며놓은 카페가 가을의 색과 무척 잘 어울리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카페에 손님이 많이 보였는데 동네어르신분들이 많은듯했다. 동네 주민분들의 사랑방 같은 카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문동에서도 중랑천을 보며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주위에 산책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500원짜리 동전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나 혼자 🫣
500원인데 흠.. 🤣 꿀꺽 사탕은 사 먹을 수 있으려나?
산책코스가 조금 아쉬워 집에 가는 길을 이문어린이 도서관에서 천장산하늘길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천장산을 지나 성북구 정릉천에 도착하니 날이 금세 어두워졌다. 점점 해가 짧아지고 있는 게 겨울이 머지않았나 보다. 영화 보고, 공원에서 산책하며 걷고, 산에도 가고, 하천에도 가고 내가 좋아하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마음껏 누리고 느껴보는 하루였다. 가을은 밖에 나가는 행복들이 많아서 좋은 날들이 많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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